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사업장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서류를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위험성평가표를 만들고 관리감독자를 지정했습니다. 2025년 6월 대구지방법원의 판결은 그 서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2023년 5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의 물류 출하장에서 지게차로 화물차에 제품을 싣던 근로자가 지게차와 적재함 사이에 끼여 사망했습니다. 기어를 넣은 채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고 내렸다가 경사면에서 지게차가 움직인 사고였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2025년 6월 26일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법인에 벌금 1억 5천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업무상과실치사가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 법원이 지적한 것 | 뜻 |
|---|---|
| 위험성평가를 형식적으로 실시 | 표는 있었지만 실제 위험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절차가 아니었다 |
| 관리감독자에게 권한과 예산 미부여 | 지정만 하고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주지 않았다 |
| 관리감독자 평가 기준 미마련 | 역할이 실제로 수행되는지 볼 장치가 없었다 |
| 법령 의무 이행 여부 미점검 |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가 지켜지는지 경영책임자가 확인하지 않았다 |
| 작업계획서 미작성 · 작업지휘자 미배치 · 무자격 운전 | 지게차 작업의 기본 의무 위반 |
이 판결의 요점은 「갖추었는가」가 아니라 「돌아가는가」입니다. 위험성평가는 근로자가 참여해 실제 위험을 찾고 개선하는 절차여야 하고, 관리감독자는 권한과 예산을 받고 평가받는 자리여야 합니다. 서류가 있어도 그것이 돌아가지 않으면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지게차처럼 위험이 큰 작업에는 작업계획서와 작업지휘자, 운전원 이탈 방지 조치, 자격 확인이 기본이고 하나만 빠져도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 위에 관리감독자의 실질적 운영과 정기적인 법령 이행 점검이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회사가 부담한 것은 벌금만이 아닙니다. 유족에 대한 배상과 합의, 형사 절차의 비용이 따로 있습니다. 안전 체계를 실질적으로 갖추는 것이 첫째이고, 그래도 사고가 났을 때 회사와 대표가 감당할 재원을 준비하는 것이 둘째입니다. 기업재해보장은 그 둘째를 다룹니다.
평가를 실제로 해 본 쪽에서 나오는 말과 법원이 본 지점이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 현장에서 나오는 말 | 법원이 본 지점 |
|---|---|
| 매년 새 위험을 찾아내라는 것이 무리다 | 그 피로가 베껴 쓰기로 이어지고, 베낀 서류가 증거가 됩니다 |
| 없는 것보다 형식적으로라도 있는 게 낫다 | 표지만 있고 개선 기록이 없으면 오히려 불리하게 읽힙니다 |
| 한 번 만들어 두면 되지 않나 | 작업 방식이 바뀌면 절차도 바뀌어야 합니다 |
| 업종이 둘인데 따로 만들어야 하나 | 실제 작업에 맞는지가 기준입니다. 서류의 개수가 아닙니다 |
표준 문서를 구해다 비치해 두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 문서가 우리 현장의 작업을 담고 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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